Senior Vak's photography

[ 뷰파인더 안에 그려진 풍경화 ]

* 맑고 향기로운 도량 卍길상사(吉祥寺) 경내 풍경*

세뇨르 박 사진세계 2023. 12. 15. 03:02

북악산 줄기가 포근히 에워싼 성북동 양지바른 언덕배기에 고즈넉히 자리잡은 [길상사].

원래는 [대원각]이라는 고급 음식점이었으며,

인근에 위치한 [삼청각],[청운각]과 함께 장안의 손꼽히는 3大 요릿집(料亭)으로서

政,官,財界 인사들의 회합,酒宴,파티장소로 많이 이용되던 密室정치의 현장이었지요.

그런데 1930년대 妓生의 신분으로서,

당시 함경도 함흥의 영생여고 영어교사이던 詩人 白石을 만나 나눈,

짧지만 불같았던 사랑을 잊지못하고 마음속 깊이 간직한 채 살아온 이 [대원각]의 女소유주가

北에 있는 백석을 평생 그리며 지내오다 末年에 이른 1987년,

法頂스님의 '무소유'사상에 감동을 받아 전체대지 7,000여평과 건축물 40여동 [대원각]전체를

기증하며 이 곳을 淸淨한 불도량(佛道場)으로 만들어 달라고 법정스님께 청한 바,

법정스님께서 여러 차례 거절하시다가 결국에는 그 뜻을 받아들여서,

1997년 현재의 도량으로 開山되었다고 합니다.

11월 늦은 가을 오후, 가람의 추녀에 매달려 뎅그랑 뎅그랑 울리는 풍경소리와

마지막 고운 빛을 발하며 매달린 애잔한 단풍닢들,

그리고 잎떨군 裸木들 가지 사이의 푸른 가을 하늘을 올려다 보며

사찰의 경내를 默言속에 천천히 돌아봅니다.

이윽고 어둠이 사위(四圍)에 내려앉자 덩~~덩~~소리 울리는 범종을 마주하고 서서

마음 한구석 자리한 번뇌를 청정히 비워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