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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21일 Facebook 이야기
세뇨르 박 사진세계
2014. 1. 2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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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셋째주일 오후,
젊은이들과 매주일 함께 하는 축구운동을 오늘은 불가피 접고,
벼르던 미술전 관람을 위해 덕수궁으로 발길을 옮겼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근,현대회화 傑作選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중이다.
大寒을 하루 앞둔 오늘이지만 강추위는 아닌, 그저 다소 싸늘하고 스산한 기운이 내려 앉은 어스름한 겨울 오후의 고궁 뜰을 먼저 거닐어 보았다.
물론 월동중인지라 중앙 분수대는 바싹 메말라 있고, 입으로 물줄기를 뿜어대던 물개像은 그저 한결같이 물로 뛰어들 듯 움츠린 자세로 봄을 마냥 기다리고 있다.
맞은 편에 위엄있게 서있는 석조전은 아직껏 수리중이고,
그리고 지금 이 곳,
등나무덩굴을 머리에 얹은 파고라 아래에 잠시 머물러 서봤다.
특유의 造形美로 기억되는 각진 기둥들과 늙은 등나무줄기의 모습...30~40년전 우리의 학창시절부터 보아왔고 이후 숱한 청춘영화속에 등장했던 그 장소, 그 모습 그대로 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 파고라 그늘 아래서의 avec date는 모두가 공유하고 소유한 추억의 한 장면들이었을 게다.
미술관內 4개의 전시실에는 동,서양화작품들이 경향(傾向)적,시대사조(時代思潮)적으로 구분 전시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학교 미술책이나 사진도록으로만 접해봤을 그 진품 명화들이다.
낮은 照度아래 빛바랜 액자속에서 찬연히 빛나는 주옥같은 작품들이다.
나 자신 지금 비록 畵壇의 변두리에 서있지만, 지난 날 치열하게 美術人으로서 천착하며 생활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日帝下이후 초창기 한국서양화의 선구자적 작가들의 시대상황적 고민과 고뇌,고독과 방황, 그리고 고단했던 예술가로서의 삶과 그들의 작품세계를 오랜만에 다시 한번 유추하고 음미해보는 시간과 기회가 되었다.